25년 함께 한 '011' 번호, 이젠 안녕

모바일 0 2,801 2020.06.12 18:54


"011 번호로 인생의 25년을 함께 했는데…","아버지가 사용하시고 저에게도 남겨준 '스피드011', 15년동안 사용 중이네요."

아직까지 2G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은 89만2600명에 달한다. SK텔레콤의 2G 이용자는 38만4000명. 그 중에서도 011·017 번호 사용자는 약 28만명이다. 생애 첫 휴대폰 번호라는 상징성이나 가족·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번호, 영업을 위해 바꾸지 못하는 등 사연도 다양하다.

1996년 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2G를 상용화하면서 전국민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누리는 모바일시대가 열렸다. 당시 SK텔레콤의 서비스 브랜드였던 '스피드 011'은 대한민국 대표 번호라고 불릴 만큼 인기가 대단했다.

그랬던 '스피드 011'이 이제는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SK텔레콤이 지난해 11월 신청했던 2G 서비스 조기 종료 신청을 과기정통부가 승인하면서다.
25년만에 '011·017' 역사속으로…SKT, 다음달부터 순차 종료
/사진제공=SK텔레콤
1996년 국내 이통사 중 가장 먼저 2G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이 약 25년 만에 2G 서비스를 종료한다. SK텔레콤은 다음달 6일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 종료에 돌입한다. SK텔레콤의 2G 이용자는 3G나 LTE, 5G로 서비스를 전환하지 않으면 통신이 끊긴다.

앞서 KT는 지난 2012년 2G 서비스를 이통 3사 중 가장 먼저 폐지했다. 2G 주파수 임대 문제와 장비 노후화, 단말 생산 중단 등의 여파로 더 이상 2G 서비스를 유지할 여력이 없어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12일 SK텔레콤의 2G 서비스 폐지 신청에 대해 이용자 보호 조건을 부과해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이 2G 서비스 폐지를 신청한 이후 2차례 보완 요구와 반려, 4차례 현장점검, 전문자 자문회의 등을 거쳐 7개월만에 폐지 결론을 냈다.
번호는 왜 꼭 바꿔야하나…내가 쓰던 01X 번호 어디로?
/사진제공=SK텔레콤
2G가 종료되도 01X 번호는 곧바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 원하는 고객은 2021년 6월까지 기존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 내년 6월 이후에는 010 번호로 자동 변경된다.

사라지는 01X 번호는 앞으로 급증하게 될 IoT(사물인터넷) 기기나 AI기기,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ICT 기기에 개별 번호로 부여될 계획이다.

정부는 2004년부터 010번호통합정책을 시행해 011·016·017·018·019 등 5종류의 01X 번호를 010으로 통합해왔다. 2G 주파수와 01X 번호자원 등 국가자원이 비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01X 번호 한 종류로 만들 수 있는 이동통신 번호는 약 8000만개다. 총 5종류의 01X 번호로 만들 수 있는 번호는 총 4억개에 달하는데 이를 통신용으로만 묶어 둘 수 없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LTE폰 10종 무료 제공…SKT 보상안 살펴보니
SK텔레콤의 2G 가입자가 LTE 이상으로 서비스를 바꿀 경우 △30만원 단말 구매 지원금과 24개월간 매월 요금 1만원 할인 △24개월간 매월 사용 요금제 70%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30만원 구매 지원금 대신 LTE 무료단말 10종 중 하나를 받을 수도 있다. 또 LTE 전환 이후에도 사용하던 2G 요금제 7종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2G 가입자가 SK텔레콤 내 3G나 LTE, 5G 등으로 전환할 땐 대리점을 방문하지 않고 전화로도 서비스 변경을 할 수 있다. 65세 이상이나 장애인 등은 직원이 방문해 전환을 지원한다. 또 타 이통사로 서비스를 변경한다면 지원금 5만원을 지급한다.

SK텔레콤 망 MVNO(알뜰폰) 이용자의 경우 SK텔레콤으로 전환 시 같은 보상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같은 알뜰폰에서 3G 이상으로 전환할 땐 1회 요금 2만5000원을 지원한다. IoT 이용자도 3G 이상에서 기존 서비스를 동일하게 이용하도록 모뎀을 무상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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